중국의 한국산 화장품 수입 제재 이후 제주공항 내 포장지 버리는 중국인 급증
[제주일보=홍수영 기자] 최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면세품 인도장에서 쓰레기 무단투기가 급증한 원인이 일명 중국인 ‘보따리상’의 한국산 화장품 구입 증가와 면세품 과대포장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바른정당·제주시 연동을)는 23일 도의회 소회의실에서 ‘제주공항 중국인 관광객 쓰레기 문제 대책 마련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면세점협회는 중국인 보따리상들이 대량 구매한 화장품을 제주공항 인도장에서 수령한 후 포장을 모두 현장에서 제거하면서 무단투기가 두세 달 사이에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최근 한국산 화장품 19개 제품을 수입 불허한 제재 조치를 피하기 위해 보따리상들이 상품의 알맹이만 항공기내에 반입되는 가방에 넣고 포장지 등을 버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인도되는 물품의 70% 가량이 서울에서 반입되는 것으로 대부분 파손 등을 막기 위해 일명 ‘뽁뽁이(에어캡)’ 포장이 돼 있어 중국인들이 이를 벗겨내고 버리는 것도 쓰레기 발생량이 늘어난 원인이다.
한국공항 제주지역본부는 국제선 대합실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청소인력을 3명에서 21명을 증원하고, 다음 달까지 면세품 정리구역 확대와 인도장 추가 신설 등을 위해 600㎡ 규모의 공간을 추가 배정하기로 했다.
또 국제선 출국장 입장 시간을 현행 출발 전 1시간 30분에서 2시간으로 조정하고 인도장을 2층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내면세점에서 구입한 상품을 출국장에서만 수령할 수 있는 관세법 규정을 구입한 면세점에서 바로 인도할 수 있도록 개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면세점 측은 시내면세점에서 상품의 현장 인도가 가능하도록 관세법 규정을 개정하는 방안에 대해 찬성 의사를 밝히는 한편 포장 간소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쓰레기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면세점 측이 쓰레기 감소에 힘쓰는 한편 쓰레기 처리 비용 현실화 방안과 포장재질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홍수영 기자 gwin1@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