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송현아 기자] “우리 모두가 관동대지진 조선인 대학살의 유족일 것입니다.”
일본정부가 은폐하고 있는 관동대지진 조선인 대학살에 대한 사실을 알리기 위해 오충공 감독이 제주를 찾아 관객과 만남을 가졌다.
오 감독은 지난 27일 문화공간 남문에서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감춰진 손톱자국’ 상영회 및 감독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이날 오 감독은 “일본 시민단체가 간토대지진 50주년인 1973년 도쿄 한 공원에 세운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를 철거하라는 주장이 나왔다”며 “최근 도쿄도 의회 의원은 추도비 안에 적힌 조선인 학살 내용의 진위 여부를 따지며 철거하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 감독은 “최근 일본 아사이 신문 등에서 조선인학살에 대한 기록을 지우는 등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며 “이러한 일본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는 조선인 학살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오 감독은 또 “한국은 아직도 제대로 된 명부조차 없다”며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희생자, 증언자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제주 희생자 조묘송씨의 손자 조영규씨는 “처음엔 관동지진으로 인해 선조들이 돌아가신 줄 알고 제사를 지냈다”며 “2014년 관동대지진 대학살 사망자 명부가 나오면서 유족인 걸 알게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늦게 알아 부끄럽지만 앞으로 학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진상규명은 갈등을 밝히는 것이 아닌 치유를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디어세림(대표 신채원)은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을 알리기 위해 공동체 상영을 진행하고 있다. 문의=serimbk@hanmail.net.
송현아 기자 sha@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