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고품질 대전환 '시험대'…농가 노력·행정 뒷받침 관건
감귤 고품질 대전환 '시험대'…농가 노력·행정 뒷받침 관건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7.06.2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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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기준‘크기→맛’변경 道 감귤 경쟁력 제고 나서
광센서 선별기 보급 부족 인프라 확충 등 과제 산적

제주감귤 상품기준이 20년 만에 크기에서 맛(당도)으로 전환되는 등 감귤 생산‧유통구조 혁신이 시험대에 올랐다. 감귤 품질 선별을 위한 비파괴선과기(광센서선과기) 등 인프라 확충을 비롯해 고품질 감귤 생산을 위한 농가의 노력과 행정의 정책적 뒷받침이 요구되고 있다.

2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감귤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개정된 ‘감귤 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가 지난달 1일 공포된 데 이어 시행규칙이 지난 14일 개정 공포돼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도 10브릭스 이상 감귤은 크기에 상관없이 출하할 수 있다. 대상은 노지 온주밀감과 시설재배 온주밀감으로 소비자들이 알도록 감귤 당도를 상자에 표시해 출하해야 한다.

20년 전인 1997년 조례 제정으로 시작된 감귤 크기별 상품기준이 당도로 전환된 것으로 그동안 맛이 좋아도 크기가 작거나 크면 출하가 금지됐던 유통구조에 일대 변화가 시도된 것이다.

다만 기존 크기별 5단계(49㎜~70㎜) 기준도 병행돼 투 트랙(Two Track) 시스템이 적용된다.

풋귤(미숙과) 출하기간과 직거래 규정도 바뀌었다. 풋귤 출하는 종전 8월 31일까지 허용되던 것이 제주도지사가 정하는 기간까지 출하하도록 개선됐다.

직거래 규정은 자체 선별시설을 갖추고 택배 등을 이용해 감귤을 1일 300㎏ 이상 직거래하는 경우 품질검사원을 1명 이상 두도록 했다. 가공용 감귤 수매가격 결정 주체는 제주도개발공사에서 감귤출하연합회로 변경됐다.

하지만 감귤 생산‧유통구조 혁신을 위해 광센서 선별기 보급 확대 등 과제도 산적해 있다.
도내 광센서 선별기는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 24곳과 영농조합법인 19곳 등 43곳만 갖추고 있을 뿐 영세 선과장 등 426곳에는 없다. 광센서 선별 유통물량은 전체 절반에 못 미친다.

아울러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기 위한 농가의 자구노력과 행정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절실한 실정이다. 실제로 2000년 이후 상품 감귤의 평균 당도는 9.6브릭스에서 정체돼 있다. 상품 출하 감귤 중 당도 11브릭스 이상은 2013년산 3.08%에서 2014년산 2.93%로 오히려 후퇴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올해 광센서 선별기 1대와 소규모 선별기 10대가 APC와 선과장에 설치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고품질 감귤 생산을 위해 농가 대상 토양 피복자재(타이벡) 지원과 높은 이랑 재배, 성목 이식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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