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마지막 ‘의인’ 강계봉 옹 별세
제주4·3 마지막 ‘의인’ 강계봉 옹 별세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7.07.3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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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95세로 영면…강제 집단수용 시민 살려낸 공 인정받아 '의인'으로 전시
31일 제주4ㆍ3평화공원 의인관에 전시된 강계봉
순경의 모습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제주일보=현대성 기자] 제주4·3당시 순경으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시민들을 살려 ‘의인(義人)’으로 알려진 강계봉 옹(95)이 노환으로 인해 지난 30일 낮 12시10분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자택에서 영면에 들었다.

고(故) 강계봉 옹은 제주4·3사건 당시이던 1948년 11월 22일 순경으로 재직하면서 토벌대가 ‘양민들은 해변 마을인 표선리로 소개하라’는 명령을 내린 후 표선초등학교에 모인 중산간 주민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한 것과 달리 집단 수용된 주민들을 인간적으로 대하고 많은 사람들을 살려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마을 주민들은 제주4·3이후 “경찰이 ‘폭도’로 지목받던 중산간 마을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대해 주고 목숨을 살려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며 “마을에 강계봉 순경의 공덕비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강계봉 옹은 이 같은 선행을 인정받아 김익렬 장군, 문형순 경찰서장, ‘몰라 구장’으로 불렸던 김성홍씨, 서청단원 고희준씨, 장성순 경사와 외도지서 ‘방(方)’경사와 함께 양민 학살을 막은 의로운 사람들로 제주4·3평화공원에 전시돼 있기도 하다.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4·3유족들이 강계봉 옹의 별세 소식을 듣고 마음 속으로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돌아가신 강계봉 옹 뿐만 아니라 4·3의인들에 대해서 유족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계봉 옹의 장례식은 위미의례회관에서 치러지고 있으며 일포는 1일이다. 발인은 2일 오전 7시 서귀포의료원에서 거행되며 장지는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가족묘지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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