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만년설산에 '감탄'…마침내 '神이 내린 땅' 초입에 서다
웅장한 만년설산에 '감탄'…마침내 '神이 내린 땅' 초입에 서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8.1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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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동티벳을 가다 - (7)마지막 샹그릴라 야딩을 가다<3>
구름이 서서히 걷히면서 협곡의 원시림 사이로 셴나이르 신산의 신비로운 모습이 나타났다.

[제주일보] 마지막 샹그릴라를 눈앞에 둔 간밤에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내일이면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샹그릴라를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설레기도 했지만 날씨가 더 걱정이 됐기 때문이었죠. 이번 동티벳에 와서 하루도 화창하게 좋은 날이 없어 답답했습니다.

어스름한 새벽, 밖에 나가보니 구름 속에 가끔씩 별이 하나둘 보입니다. 희망이 보이는군요.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일행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는지 어제의 긴 여행에도 피로한 기색 없이 떠날 채비를 하고 나왔습니다. 대단합니다. 여행이 바로 이런 마음인가 봅니다.

서로 이야기는 안하고 있지만 자신이 믿고 있는 신에게 마음 속으로 빌었을 것이라는 느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차를 타고 조금 가니 사람들이 줄을 지어있고 손에는 산소마스크 같은 것들을 들고 있군요. 이곳이 야딩자연공원구역(亞丁自然保護區域) 매표소이고 여기부터는 공원구역이 제공하는 차를 갈아타고 다시 산을 넘어야 한답니다.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국 사람들이고 외국인은 우리뿐이군요.

야딩지역이 외국인들에게 공개된지 오래되지 않아 아직까지는 외국인들이 많이 오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중국 사람들은 손에 산소마스크를 한 개씩 들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비닐로 만든 간이 산소마스크입니다. 부탄가스통만한 산소통과 비닐봉지를 씌워 만들었는데 4000m를 넘게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고소 적응이 걱정 되는 사람들은 미리 준비를 하는 모양입니다.

인간은 경이로운 대자연 앞에서 한없이 숙연해 지는 모양입니다. 대합실에 걸려 있는 야딩자연보호구역 사진들은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숙연해 지는군요. 그리고 가슴이 떨립니다.

차를 타고 구비진 산길을 얼마나 올랐을까. 버스에 탄 사람들이 ‘와~’하고 탄성을 지릅니다. 깜짝 놀라 밖을 보니 야딩지역 셴나이르 설산(仙乃日 6032m)들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죠.

파란 하늘에 하얀 만년설이 쌓인 산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군요. 이 순간 모두가 카메라를 차창에 대고 사진을 찍기 시작 합니다. 차가 S자 커브를 돌 때마다 탄성소리는 더욱 커지고 산등성이 올라 멀리 시야가 보이는 곳에 차가 멈추자 우르르 내려 사진 찍기에 바쁘군요.

너나없이 모두가 사진작가가 된 기분입니다. 나는 순간 조급한 마음이 들기 시작합니다. 야딩지역은 기상변화가 심한 곳이라는데 이렇다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바삐 서둘렀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사람들은 전혀 다른 생각뿐입니다.

멀리 야딩마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협곡으로 내려서는 구부러진 길을 몇 차례 돌고 돌아 계곡에 내려서니 공원 입구입니다. 이곳에서 다시 전동차로 갈아타야 공원 입구로 들어간답니다. 환경 오염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참 좋은 방법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계곡 사이를 달리는 전동차, 주변은 온통 야생화 천국입니다. 전동차가 멈추는 그곳을 바라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숨이 멈춰졌습니다. 눈앞에 바로 마지막 샹그릴라 야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의 카메라는 드디어 불이 나는군요.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大기자>

 

거대한 협곡 골짜기를 돌고 돌아 만난 야딩마을.

▲야딩에서 보내는 편지

영석이 엄마!

날씨가 무척 덥죠. 여기는 하루걸러 하루씩 비가 내려 사진 찍기가 않좋 군요.

올 초든가요. 내가 동티벳 간다고 했을 때 ‘오랜 꿈을 이뤄 좋겠다’고 말했었죠. 지금 나는 그토록 기대했던 마지막 샹그릴라라는 야딩이란 곳에 와 있습니다.

높고 낮은 산 몇 구비를 돌고 돌아 산 초입에 들어섰는데 눈앞에는 노란색 꽃들이 마치 카펫을 깔아 논 것처럼 잔뜩 피어있네요. 파란 하늘에 하얀 설산이 함께 어울려 장관입니다. 이런 모습에 나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해발이 4000m인 것도 잊어버리고.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많은 사진을 찍는 것 같군요.

가면 갈수록 신비롭고, 또 오르면 또 다르고, 그래서 야딩이 ‘마지막 샹그릴라’로 불리는 모양입니다. 한참을 올라 커다란 바위에 앉아 멀리 보이는 금강수보살을 상징하는 샤나둬지 신산을 바라보며 당신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같이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고요.

사실 어제 저녁에는 당신 모습이 그리워 꿈에서라도 보였으면 했는데 볼 수가 없었지요. 피곤해서 꿈을 못 꾸었는지, 나의 정성이 부족한 것인지 모르겠군요. 가족들 사진이라도 한 장 가져 올 걸 깜박 했습니다.

오늘의 목적지인 우유호수가 멀지 않다고 하니 날씨가 나빠지기 전에 부지런히 올라가 신비스런 호수를 만나고 싶습니다. 어떤 모습일까요. 기대가 됩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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