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생존희생자 “남은 생이라도 고통 없이”
제주4·3생존희생자 “남은 생이라도 고통 없이”
  • 현봉철 기자
  • 승인 2018.03.1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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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장애인협회, 대통령에게 드리는 건의문 채택…“의료비·요양비 등 지원”

[제주일보=현봉철 기자] 제주4·3 생존희생자들이 심각한 질병에 시달리는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제주4·3 생존희생자 후유장애인협회(회장 고태명)는 18일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정기총회를 열어 국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드리는 건의문’을 채택했다.

협회는 건의문을 통해 “수많은 부상자들이 70여 년의 세월 속에 고통을 받으며 생을 마감했다”며 “현재 평균 나이 87세의 고령인 생존희생자들 대다수가 4·3으로 인한 신체손상으로 일상생활이 어렵고, 4·3의 기억으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폭력 희생자들이 고통 속에 마지막 생존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치유 프로그램은 전무한 편”이라며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4·3특별법)에 의료·생활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정부는 제주특별자치도에 떠넘겨 국가폭력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남은 생이라도 고통의 삶이 아닌 치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의료비·요양비 지원, 요양병원 건립 등 국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정기총회에 앞서 제주4·3평화기념관 1층 대강당에서는 ‘제주4·3 생존희생자 삶의 질 실태와 개선 과제’를 주제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부윤정 제주한라대학교 간호학과 교수는 4·3 생존희생자의 72.6%가 만성 통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낙상위험·치매치료·요양치료를 받아야 하는 고위험군이 60%에 이른다는 실태를 발표했다.

이어 정수안 전 5·18유족회장과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 청년회장, 현인숙 제주지역사회간호센터 소장, 현혜경 제주학센터 연구원 등이 토론을 갖고 생존희생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또 이날 제주4·3 생존희생자 후유장애인협회와 제주4·3 희생자유족청년회는 4·3생존희생자 등의 명예회복과 권익증진, 복지지원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협력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봉철 기자  hbc@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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