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께
선생님께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5.22 1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순신 수필가·하귀일초등학교장

[제주일보] 해마다 5월 스승의 날이 되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선생님이 계시다. 그 분은 가르치는 일에 사랑과 열정을 보이셨고 엄격하셨다. 매사에 말씀보다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셨다. 선생님만의 풍기는 권위가 느껴져서 친근감 있게 다가가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선생님을 모두 존경했다. 눈 빛 하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깊은 속정과 사랑을 느끼게 하였기때문이다. 강냉이 빵과 죽으로 급식을 하던 어려운 시절있지만, 사제지간의 정과 스승 존경풍토는 부족함이 없었다. 졸업식 날은 모두가 훌쩍거리면서 선생님과의 헤어짐을 슬퍼하였다.

교육대학교 입학면접관이 ‘왜? 교대를 입학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당당하게 ‘6학년 때 담임 선생님처럼 훌륭한 교육자가 되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교직 40년을 되돌아보니 은사님의 발꿈치도 못 따라간 것 같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그 노랫말이 콧등을 찡하게 한다. 은사님의 사랑이 되살아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교권이 추락한 요즘 세태가 안타까워서다. 이번 스승의 날에는 필자가 우리학교 선생님들께 격려의 마음을 메신저로 전했다.

‘사랑하는 선생님,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사랑으로 가르치는 선생님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 전합니다. 스승의 날이어도 기쁘기보다 착잡합니다. 당초의 깊은 뜻은 퇴색되고 교권은 땅에 떨어져 아무나 밟고 지나니 한없이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사랑하고 존경하는 선생님,

우리가 교직을 꿈꾸고 교직을 선택한 것은 누구로부터 대우를 받기 위해서가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자들을 올곧게 키우겠다는 사명감으로, 교직을 천직이라 여기며 이 길을 걷고 있지 않습니까. 사람을 키워내는 일이 얼마나 숭고하고 거룩한 일입니까? 교육자라는 긍지만으로도 결코 부끄럽지 않은 직업이라 여겨집니다.

가끔은 몇몇 학부모가 우리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뒤에서 응원하면서 감사해하는 학부모님이 더 많습니다. 힘을 내십시오.

교사의 말 한 마디에 힘을 얻고, 사랑의 눈빛 하나로 의욕을 되찾으며, 자상한 손길 하나에 자신감을 얻게 되는 제자들을 생각하며 묵묵히 교직의 길을 가십시오.

학생들도 시끄럽고 내 말을 안 듣고 말썽피우는 귀찮은 아이들이 아니라, 내가 사랑으로 감싸 안아야 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소중한 존재들이라 여기며 사랑을 실천하는 교사가 되십시오. 교사는 잘 가르치는 것보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저도 사랑으로 가르치는 참스승이 되고자 노력하였으나 40년의 교직생활을 뒤돌아보니 사랑보다 열정이 앞섰던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선생님,

스승의 날을 맞아 성경에 나와 있는 사랑에 대한 구절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