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도 하고 친구도 만나는 한국어 수업 기다려져요”
“놀이도 하고 친구도 만나는 한국어 수업 기다려져요”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3.25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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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1호 한국어학급 아라초, 제주북초 선정 및 운영 눈길
학생들 "즐겁고 다른 과목 공부에도 도움" 입모아
25일 오전 10시40분 제주북초등학교에서 한국어학급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김나영 기자.

“놀이도 하고 친구도 만나는 한국어 수업이 기다려져요.”

제주 학교에서 첫 ‘한국어학급’이 신설돼 다문화 학생을 위한 집중 교육이 시작됐다.

25일 오전 10시40분 제주북초등학교. 

이날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인도 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갖춘 학생 여섯명이 한 자리에 모여 한국어 학급 담임 교사 양수아씨와 한국어 학급 수업에 한창이었다.

이날 양 교사는 학생들에게 보다, 듣다, 쓰다, 읽다, 네, 아니오, 알아요, 몰라요 등 8개 단어를 그림과 함께 하나씩 제시했다. 학생들은 교사를 따라 해당 단어를 소리내 발음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교사가 책상에 여덟 단어가 써진 카드를 뿌리고 이 가운데 한 가지 단어를 들려주면 학생들이 이를 먼저 빠르게 짚어내 칠판에 붙이는 게임을 했다.

이어 한 친구가 스크린 뒤에 앉고 남은 학생들이 제시된 단어를 말이 아닌 몸짓으로 표현해 맞추게 하는 ‘몸으로 말해요’ 시간과 주어진 유인물에 배웠던 단어와 그림 짝짓기, 퍼즐로 배운 단어를 찾는 게임을 이어갔다.

교사는 유인물 활동 중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있는 지 파악하고 해당 학생에게 다가가 “등수는 중요하지 않아요”,“빠르게 하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라고 강조하며 단계 별로 알맞은 도움을 제공하는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유인물의 정답을 확인하며 퍼즐 속에 숨겨뒀던 사랑의 메시지도 함께 공개하며 훈훈하게 수업을 마무리했다.

이날 한국어학급에 참여한 김모양(베트남)은 “한국어학급에서 단어를 써보고 게임에서 정답도 맞추며 재밌게 공부하고 있다”며 “한국어학급에서 배운 한국말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놀고, 미래의 꿈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악시트군(인도)은 “한국어 수업을 듣고 다른 과목을 공부하거나 숙제를 해나가는 데도 도움이 된다. 계속해서 한국어학급에 와서 친구들과 재밌게 놀고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어학급 수업 현장을 찾은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언어를 여러 개 구사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힘”이라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이날 수업을 진행한 양수아 교사는 “한국어 학급의 가장 큰 목표가 아이들이 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한 건데 아이들이 여기서 한국어를 차근차근 배워서 원래 학급에 돌아갔을 때도 학생들이랑 잘 어울리고 학교 생활에 무난하게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제주도교육청은 향후 도내 정규교사 인원과 유휴교실 여부, 다문화학생 비율 등을 고려해 한국어 학급 확대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어 의사소통이 힘든 중도입국 및 외국인 학생을 위해 운영되는 한국어 학급은 전국에서 527개 학급이 운영 중인 가운데 제주에서는 올해부터 최초로 아라초등학교, 제주북초등학교 등 두 곳에 신규 개설돼 운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도내 다문화 가정 학생은 3128명이며 도내 전체 학생(7만8991명)의 4%가량에 달하는 인원이었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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