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딥페이크 영상, 방치할 것인가?
악성 딥페이크 영상, 방치할 것인가?
  • 뉴제주일보
  • 승인 2024.03.27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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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제주한라대학교 컴퓨터정보과 명예교수·논설위원

최근 들어 심심치 않게 인터넷 상에서 인공지능 기반의 가상현실 및 딥페이크 기술을 접목한 영상 콘텐츠를 종종 접하게 된다.

2020년 2월 발명한 지 한 달 만에 당시 7살인 딸 나연이를 저 세상을 보낸 엄마와의 가상현실 속에서의 만남을 그린 MBC의 ‘VR 휴먼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프로가 그러하였고 최근 JT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에서 고(故) 송해의 ‘전국 노래자랑’ 생전 육성 멘트와 tvN 예능프로인 ‘회장님네 사람들’에서는 ‘전원일기’에서 응삼이 역을 했던 고 박윤배씨의 딸 혜미와 동료 배우와의 회한의 만남 영상이 그러하였다.

또한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서 주연인 손석구를 빼닮은 아역 배우의 재현, 배우 윤여정이 20대 모습의 KB라이프 광고와 더불어 이미 유명을 달리한 신해철, 김광석, 김현철 등의 여러 가수들이 AI 휴먼으로 환생하여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곤 하였다.

이처럼 현실과 가상의 두 개의 대조적인 세계를 그린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가 혼란에 빠져 ‘무엇이 진짜냐’고 되묻을 정도로 인공지능의 버추얼 휴먼기술 기반에 대화형 챗봇기술까지 접목돼 몰입형 실감콘텐츠 영상제작이 가능케 되어 사람의 심금을 울리게 한다.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딥페이크(deepfake)는 2017년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할리우드 배우의 얼굴과 포르노를 합성한 편집물을 올린 네티즌의 아이디 ‘딥페익스(deepfakes)’에서 유래했고, 추론학습의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 의미의 ‘페이크(fake)’의 합성어이다. 그 기술은 1990년 사람의 말할 때의 입술 모양의 움직임 제작 기술에 이어 2014년 가상의 이미지를 생성하는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AI 기술에 기초한다.

이와 같은 첨단 디지털 기술 발전의 이면에는 순·역기능이 존재한다. 급기야 생성형 인공지능 챗봇 기술을 활용해 실제 사람의 육성과 얼굴, 특정 부위를 복제 합성한 영상을 인터넷상에 유포하는 가짜 및 음란 딥페이크 영상물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국내·외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 각국 정상과 관련한 가짜 딥페이크 영상들이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돼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조 바이든 미대통령이 투표 거부 독려 음성, 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 체포 사진, 가시다 후미오 총리의 성적 발언 영상과 우리나라에서도 윤 대통령이 직접 현 정부를 비판하는 거짓 딥페이크 영상이 그러하다.

더욱이 올해는 전 세계 76개국서 선거가 치러지는 슈퍼 선거의 해로 각국에서는 딥페이크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선거운동을 규제하는 ‘공직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해 딥페이크 콘텐츠물 게시 의무와 선거일 90일 전부터는 딥페이크 영상을 선거운동에 활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가짜 및 음란 딥페이크 영상물들은 네이버, 카카오, 구글, 메타, 엑스, 틱톡 등의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이 플랫폼 기업들이 음란물에 대한 모니터링과 필터링 자체 기술로 차단하고 있으나 가짜 및 음란 딥페이크 영상물에 대한 판별과 차단 조치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한계가 있다. 그러기에 AI 딥페이크 콘텐츠의 생성자 단계에서 생성이력을 나타내는 워터마크를 부착하도록 하는 법안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에 입법 관련 기관의 조속한 입법 제정을 촉구하는 바이다.

한편 지난 11일 제주도정 영상 뉴스 매체인 ‘위클리 제주’에서의 ‘제이나’(J-NA) AI 아나운서 채용을 통해 도정 뉴스 전달의 신선함을 느끼게 함은 적극적인 신기술 활용의 일면이라 여길 수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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