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수요예측 20% 초과 ‘비상’
제주공항 수요예측 20% 초과 ‘비상’
  • 현봉철 기자
  • 승인 2017.10.2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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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추진 ‘지지부진’…상당기간 수요억제 예고
제주공항 전경

[제주일보=현봉철 기자] 제주지역 항공수요가 정부 예측치보다 20%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2공항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어서 수년간 항공기가 제주에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수요 억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공항 이용객은 2971만명으로 2015년 2624만명에 비해 13.2% 증가했다.

이는 2014년 국토교통부가 진행한 ‘제주공항 항공수요 조사 연구용역’에서 예측한 2478만명에 비해 19.9%(493만명) 초과한 것이다.

당시 용역 결과 제주공항 수요는 2018년 2830만명, 2019년 3018만명 수준으로 예측됐지만 실제로는 3년 정도 앞당겨진 셈이다.

문제는 제주지역 항공수요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는 지난 3월 사드중순 이후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으로 국제선이 급감했지만 국내선 운항이 증가하면서 이용객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중 간 사드 갈등이 해소될 경우 제주 항공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 항공 인프라 확충이 당장 ‘발등의 불’이 됐지만 제2공항 추진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주공항은 최대 35회인 슬롯(Slot·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에 맞춰 항공기를 우겨넣어 1분 43초마다 항공기가 이·착륙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항공기가 지연되는 사태는 이제 일상이 된지 오래고, 국내선 탑승률은 90%를 넘어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시간대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만석에 가까운 실정이다.

한국공항공사는 내년까지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사업을 벌여 2019년 여객처리능력을 3100만명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현재의 증가추세를 감안하면 공급이 수요를 뒤따라가지 못하는 형태가 되고 있다.

제2공항은 현재 기본계획 수립조차 하지 못하는 단계로 2025년 개항도 불투명한 상태여서 내년 이후 제2공항 개항까지 7~8년은 항공기가 제주에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허종 한국항공정책연구소 고문은 “제주 항공수요가 급증하면서 항공사들이 항공 편수를 늘리고 싶어도 시설 부족 때문에 취항하지 못하는 수요 억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도민 갈등이 해소돼 제2공항이 조속히 완공되지 않으면 접근성 때문에 제주행을 포기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봉철 기자  hbc@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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